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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한국말로 '욕' 잘한다던데"…국감에서 '영어'만 쓴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필요 이상으로 긴 통역 시간 때문에 국회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인사이트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 뉴스1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사적인 자리나 술자리에선 쌍욕도 할 정도로 한국어가 능숙하다던데..."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필요 이상으로 긴 통역 시간 때문에 국회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긴 통역 시간 때문에 국회의원들로부터 질타 받은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이와 함께 구글의 이용자 위치 정보 무단 수집 , 구글세, 가짜 뉴스 방치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며 '모르쇠'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인사이트뉴스1


이날 국정 감사에서는 구글의 개인 정보 유출, 세금 논란, 구글 플레이 갑질 등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 '한국 출신 미국인'인 존 리 대표는 의원들의 쏟아지는 질의에 모두 '영어'로만 답했다.


의원들의 질의는 통역을 통해 존 리 대표에게 전달됐고, 존 리 대표의 답변은 다시 통역을 통해 의원들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통역 시간이 필요 이상으로 길었던 탓에 의원들의 질의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졌고 단단히 벼르고 왔던 의원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각종 논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


또한 존 리 대표는 상당 시간을 할애해 영어로 답했지만 "내 권한 밖이다", "알지 못한다", "회사 방침상 공개할 수 없다" 등의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집에서는 한국말 잘하신다고 하면서 한국분과 사신다는데 어떻게 저렇게 하시는지"라며 "한국말을 할 줄 알면서 굳이 통역을 쓰는 것은 국감 시간을 방해하는 행위로도 볼 수 있다. 고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경고했다.


이에 존 리 대표는 영어로 "기본적인 한국어 대화는 가능하지만 복잡한 내용이라 통역을 쓴다"고 답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도 "(존 리 대표가) 한국 사람들하고 술자리도 잘하고 술자리에선 쌍욕도 잘한다고 들었다"면서 "지난번보다 통역 시간이 2배 길어졌다. 정밀 통역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계 증인은 차라리 하루 이틀정도 별도 국감날로 잡고 통역 시간 배제하고 질문만 10분인 심도 있는 국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뉴스1


존 리 대표는 국정 감사 첫날인 지난 10일 출석했을 때 '동시 통역' 수준으로 질의를 듣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종합 감사에서는 의원들의 질의가 끝나고 나면 이를 순차 통역해 듣고 답변 역시 순차 통역으로 진행해 10일 감사 때보다 두 배 이상 시간이 걸렸다.


"의원별 질의 시간이 5~7분으로 한정된 국정 감사 원칙을 악용한 것 아니냐"


이 때문에 의원들을 비롯한 대다수 누리꾼들이 "의원별로 질의 시간이 5~7분으로 한정된 국정 감사 원칙을 악용해 답변을 회피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존 리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중심에 있던 옥시의 전 대표였던 점을 거론하며 구글의 연관 검색어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이 의원은 "네이버와 다음에선 연관 검색이 되는데 왜 세계 최고 검색 엔진인 구글에서는 존 리의 연관 검색어로 옥시가 뜨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존 리 대표는 "구글은 복잡한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에게 최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조작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정 감사가 끝난 후 구글코리아도 "존 리 사장에 대한 연관검색어도 다른 국내 포털과 유사하다"는 입장문과 함께 실제 연관 검색어 캡처 화면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