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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일감 받아 숨통 조금 트였는데 또 파업하는 현대중공업 노조

현대중공업이 4년여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한 가운데, 노조는 올들어 다섯번째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연이은 실적 부진으로 희망 퇴직 등 긴축 경영에 나섰던 현대중공업이 4년 만에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면서 조금이나마 숨통을 텄다.


하지만 이번엔 '내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4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했는데…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것. 노조의 파업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다섯 번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0일 "11일 오후부터 사업부별로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인사이트7월 19일 전면 파업 당시 사진 / 뉴스1


노조는 11일 중공업 3·5지단(공정별 조직)과 현대일렉트릭의 4시간 파업을 시작으로, 12일(중공업 1·2·3지단), 15일(중공업 1·2지단, 지원설계), 16일(해양, 현대건설기계) 사업부별로 4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또 17일과 18일에는 모든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16일까지 4시간씩 부분 파업 진행하겠다"…17일과 18일에는 전면 파업 진행


노조가 파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2018년 임금 및 단체 협약 협상(임단협) 난항과 해양사업부(해양플랜트) 직원에 대한 '희망 퇴직'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사 임단협은 지난 7월 24일 21차 교섭을 끝으로 2개월 넘게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7월 19일 전면 파업 당시 사진 / 뉴스1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기본급 동결과 임금 20% 반납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8일 울산시의 중재로 노사정 회의가 열렸지만 임단협 타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5년간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타결 시점을 봤을 때 올해 임단협이 연내에 타결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참고로 2016년 임단협은 2017년과 연계해 올해 2월에야 타결됐다.


해양사업부(해양플랜트) 직원에 대한 희망 퇴직의 경우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중공업이 긴축 경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원유 생산 설비를 수주한 이후 45월째(8월 기준) 수주가 없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현대중공업


유휴인력 해소 위해 희망 퇴직 받기로 한 현대중공업


그리고 지난 8월 20일 '마지막' 나스르 물량이 출항하면서 해양사업부 가동이 사실상 중단됐고, 새 일감을 수주하지 못한 상황에서 해양사업부 인력 2천여명이 자연스럽게 유휴인력이 됐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유휴인력 해소 방안으로 희망 퇴직을 신청받기로 했다. 1973년 현대중공업 창립 이후 네 번째 희망 퇴직이며, 해양사업부 직원 전체가 희망 퇴직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1,220명을 대상으로 평균 임금의 40%를 지급하는 유급 휴업 계획안을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했다.


사측의 이 같은 비상 조치에 노조는 희망 퇴직 거부 서명 운동, 기준 미달 휴업 수당 지급 신청 승인 반대 서명 운동, 희망 퇴직 면담 거부 등의 집단 행동을 벌였고, 부분 파업까지 진행하며 사측에 맞서고 있다.


인사이트7월 19일 전면 파업 당시 사진 / 뉴스1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4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하면서 전환점을 맞은 가운데 노조가 또 부분 파업에 나섰다.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사측의 상황을 헤아려주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주장하는 노조의 행태는 국민들에게 매우 부정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8일 미국 석유 개발 업체인 엘로그가 발주한 반잠수식원유생산설비(FPS) 1기 공사를 수주했다. 계약 금액은 4억 5천만 달러(한화 약 5,090억원) 규모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의 3.32%에 해당한다.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은 지난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 나스르 원유 생산 설비를 수주한 이후 4년 만이며, 업계는 이 수주가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현대중공업에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