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귀족 노조'는 자녀들에게 일자리를 '세습'하고 있었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최악의 고용 쇼크로 취업준비생들의 절망이 깊어지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자녀에게 일자리를 물려주는 '고용 세습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9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자율 개선 권고에 따라 개선 흐름이 나타났지만 전국 사업장 노조 15곳에선 여전히 단체 협약에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등이 명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자녀에게 일자리를 물려주는 '고용 세습제'


김 의원이 공개한 15개 노조 중 9곳은 민주노총(금호타이어, 현대자동차, 현대로템, S&T대우, S&T중공업, 태평양밸브공업, 두산메카텍, 성동조선해양, TCC동양)이, 5곳은 한국노총(세원셀론텍, 현대종합금속, 삼영전자, 롯데정밀화학, 부산주공)이 상급 단체였다. 나머지 두산모트롤은 양대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들 노조가 '우선 채용·특별 채용' 등 조항으로 고용을 대물림하고 있다면서 고용노동부로부터 금호타이어·현대자동차·현대로템 등의 '우선 채용·특별 채용 노조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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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노조의 단협을 보면 노조원 수가 가장 많은 현대자동차의 경우 '신규 채용 시 정년 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의 직계 자녀 1인에 한해 인사 원칙에 따른 동일 조건에서 우선 채용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을 명시해뒀다.


금호타이어 역시 '정년 퇴직한 조합원이 요청하면 별다른 입사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조항(현대자동차, 현대로템 동일)을 명시해뒀고, 롯데정밀화학은 '조합원 자녀의 성적이 외부 응시자와 동일한 경우 조합원 자녀에게 채용 우선권 부여'라는 조항이 발견됐다.


"동일 조건에서 우선 채용함을 원칙으로 한다"


'10년 이상 근속자가 병에 걸리거나 그 후유증 등으로 근무가 어려워진 경우 자녀를 채용'이라는 조항(성동조선해양)이 있는 곳도 있었다.


현행법상 정년 퇴직자나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하거나 채용 시 특혜를 주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또 현행 고용정책기본법과 직업안정법 등에 따르면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성별이나 연령, 신체 조건 등과 함께 신분을 이유로도 차별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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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귀족 노조'들은 이를 깡그리 무시한 채 '고용 세습제'를 유지해오며 온갖 특혜를 누리고 있었다.


이들이 그동안 재벌가들의 세습을 비판해왔다는 점, 취업준비생들이 고용 절벽에 막혀 허덕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적폐적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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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정년 퇴직자나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특별 채용하거나, 입사 때 가산점을 주는 등의 고용 세습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정부는 노사 자율 해결 원칙만 내세우며 위법 상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귀족 노조의 '고용 세습 잔치' 근절 대책을 조속히 수립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김 의원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노동 적폐 청산을 위해 만든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의 15대 과제 조사 대상에는 고용 세습은 포함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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