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람' 낙인에 청와대 눈 밖에 난 허창수 전경련·GS 회장의 고민

인사이트박근혜 전 대통령과 허창수 회장 / 뉴스1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 관련 행사에서 완전히 배제된 전경련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박근혜 정부 때 전경련은 재계 맏형이었는데 지금은 '미운 오리 새끼' 신세다. 그 조직을 이끌고 있는 GS그룹 허창수 회장도 청와대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


'적폐 청산'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계 관계자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GS그룹 수장인 허창수 회장을 두고 하는 뒷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허창수 회장의 입지는 사실상 사라졌다는 게 재계와 정치권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전경련은 정부 주관 경제 관련 행사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경제 단체 및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도 초대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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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까지만 해도 재계의 얼굴 마담, 맏형 역할을 하던 전경련이 이른바 '전경련 패싱'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전경련은 왜 이 같은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일까.


전경련은 박근혜 정부 당시 보수 우익 단체인 어버이연합에 자금 지원, 최순실이 사실상 지배하던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부금 출연 주도 등 '정경유착'의 창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해체론과 함께 '적폐 단체'로 규정됐고, 연간 회비의 70% 이상을 출연하던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자금력과 영향력이 약해져 '계륵'으로 전락했다.


정경유착의 창구임이 드러난 전경련…'적폐 단체'로 낙인


전경련을 향한 비판 여론이 증가하고, 또 존립 위기에 몰리자 허창수 회장은 지난해 3월 대대적인 쇄신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은 물론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허 회장과 전경련에 대한 회의감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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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청와대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참모들이 전경련은 물론이고 GS그룹까지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경련에 이어 GS그룹까지 타격을 받으면 국내에서 허창수 회장의 설자리가 영영 사라질 수 있다고 재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괜한 걱정이다. 전경련과 GS그룹은 아직 건재하다"고 허세를 부리지만 현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이미 전경련은 청와대로부터 완전히 버림을 받았고, GS그룹 역시 최근 크고 작은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문재인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적으로도 문제 많은 GS그룹


대표적인 것이 GS그룹 오너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다.


GS그룹은 정치권에서 '허씨 일가 일감 몰아주기 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이 많은 그룹으로 꼽힌다.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움직임에 일감 몰아주기 해소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규제 회피를 위한 '꼼수'까지 부려 "정신을 못 차렸다"는 날선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GS칼텍스 임직원들 룸살롱 접대', '중소기업 판권 강탈', '편의점 GS25의 전범 기업 제품 판매', '여성 등기 임원 제로(0)... 유리천장 논란' 등 문재인 정부가 싫어하는 행동만 하고 있다.


이런 사실에 시민단체들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일부러 엇박자를 내는 게 아니냐고 질타할 정도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GS그룹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GS그룹의 가장 큰 '아킬레스 건'은 박근혜 정부와 찰떡궁합이었던 허창수 회장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다.


앞서 전경련이 박근혜 정부 당시 정경유착의 창구였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과정에서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받아내는 창구 역할을 했고, 이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제3자 뇌물 공여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정경유착에 대한 '벌'은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이 받았지만 허창수 회장과 GS그룹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자금 규모로만 보면 7번째에 해당하는 42억원을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GS그룹은 자금 출연을 위해 GS칼텍스, GS건설 등 그룹 내 8개 계열사를 동원했다.


이 때문에 "자금 출연에 너무 적극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기도 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GS그룹 / (우) 사진=인사이트


박근혜·최순실 둘러싼 의혹에 허창수 회장…"나는 억울해"


무엇보다 허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이 경제 사절단과 함께한 해외 순방 18회 중 15회나 수행했다는 점에서 그는 "박근혜의 사람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런 의혹에 대해 허 회장은 2016년 12월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와 검찰 조사에서 '자금 출연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바 없다.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GS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을 출연한다는 사실도 재단 설립 마지막 단계가 돼서야 뒤늦게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여은주 ㈜GS 부사장도 "출연 소식은 내가 먼저 접했으며, 자금 집행은 정택근 ㈜GS 부회장(당시 사장)이 결정했다. 허 회장과는 관련 협의를 하지는 않았다"고 밝히며 '주군'의 결백을 끝까지 주장했다.

 

하지만 시민 단체와 시민들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허 회장이 몰랐다는 주장은 거짓말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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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016년 12월 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로비에서 "국정을 농단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내일 국정조사 재벌총수 청문회가 열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전경련 회장 허창수, 부회장 이승철, 삼성재벌총수 이재용, 현대차 정몽구, SK 최태원, CJ 손경식, 롯데 신동빈 등이 줄줄이 소환될 예정"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재벌총수들이 독대하고 바친 800억원은 뇌물이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2011년부터 전경련의 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항변하는 셈이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시민 단체 한 관계자는 "만약 허창수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GS그룹과 전경련의 자금이 특정 단체에 들어가고 또 정경유착의 창구가 됐다는 것을 몰랐다는 점은 회장으로서 조직 장악력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허 회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보여준 의문의 활동 때문에 '풀리지 않는 의혹을 갖고 있는 회장', '박근혜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여전히 달고 다니고 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허 회장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인은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재계 관계자들은 허 회장이 '정점'으로 있는 곳에서 불거진 의혹이기 때문에 마냥 억울해하고 묵살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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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들의 대표 단체이자 경제 주요 5단체 중 규모가 가장 큰 전경련의 몰락은 매우 안타깝다.


그렇지만 '큰 잘못'을 저질러서 벌어진 일이기에 전경련이 지금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만약 현 상황을 타개하고 싶다면 쇄신하겠다고 요란하게 떠들기보다 구체적인 쇄신안을 발표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허 회장은 이 모든 일이 본인의 리더십 부재에서 벌어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감투'를 스스로 내려놓는 결단을 보여야 한다.


진정한 변화로 국민들에게 용서 받아야


모든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 쇄신을 약속하고, 그 누구보다 투명해야 할 경제 단체를 이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전경련


문재인 정부가 최근 친(親) 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GS그룹이 크고 작은 문제를 계속 일으킨다면 '미운털'이 더 깊숙이 박혀 아예 눈길조차 받지 못할 수 있다.


허 회장은 지난 정권에서 벌어졌던 본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본인이 직접 지시한 일이 아니라고 해도 '부하 직원들이 한 일'이라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은 책임 있는 리더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국정 농단 관련 GS그룹 자금 출연 논란(전경련 자금 출연 포함)이 지금은 잠잠해졌지만 다시 불거진다면 이번에는 허 회장에게 화살이 날아갈지도 모른다.


사실상 빈 깡통으로 전락한 전경련의 향후 행보와 이를 이끌고 있는 허 회장의 행보에 청와대가 관심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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