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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억 횡령' 구속됐다 '특별사면'으로 풀려 경영 복귀한 '비운의 황태자' 이재현

연매출 26조 9천억원의 공룡기업 CJ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현 회장에게 5년 전인 2013년 7월 여름은 평생 지우고 싶은 기억일지도 모르겠다.

인사이트이재현 CJ그룹 회장 / 뉴스1


이재현 회장, 2013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수감지난 4년 '고난의 연속'…희귀난치성 질환으로 건강 최악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재계 15위이자 연매출 26조 9천억원의 공룡기업 CJ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현 회장에게 5년 전인 2013년 7월 여름은 평생 지우고 싶은 기억일지도 모르겠다.


2013년 7월 1600억대 세금 탈루와 횡령 등 혐의로 구속수감된 이후 지난 4년이란 시간 동안 이재현 회장에게 있어 '고난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재현 회장은 '만성 신부전증' 말기에다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CMT)'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을 앓고 있어 최악인 상황이었다.


수감 직후 신장이 노폐물을 제대로 거르지 못하는 '요독증'이 심해진 이재현 회장은 결국 부인 김희재 여사의 신장을 이식받는 수술을 받았다.


인사이트지난해 열린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석한 이재현 회장 부부 모습 / 사진제공 = CJ그룹


구속집행정지로 입원 이재현 회장, 부친 별세 소식아들 이선호 씨가 대신 상주 맡아 CJ그룹장으로 장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삼성그룹 창업주 장남이자 전 제일비료 회장인 부친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지병인 암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였던 이재현 회장은 부친인 이맹희 명예회장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는 그 자리에서 오열하며 슬픔을 참지 못했다고 한다.


이재현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 이후 건강이 악화된데다가 감염이 우려돼 빈소를 지키며 상주 역할을 힘든 상황이었고 동생 이재환 대표와 아들 이선호 씨가 상주를 맡아 CJ그룹장으로 장례를 치러야 했다.


당시 이재현 회장은 2014년 2월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603억원에 대한 횡령혐의와 일부 배임,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무죄판단을 받으면서 1년 감형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인사이트이재현 CJ그룹 회장 / 뉴스1


광복절 특별사면 앞두고 대법원 재상고 포기한 CJ그룹희귀병 샤르코마리투스(CMT) 앓는 이재현 회장 사진 공개


이후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재현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이재현 회장의 건강상에 문제가 있지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었다. CJ그룹 측은 재상고를 준비했지만 대법원에 상고포기서를 제출하면서 형을 확정받았다.


CJ그룹은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대법원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이재현 회장의 건강 상태를 엿볼 수 있는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당시 공개된 사진에서 이재현 회장은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가 급속히 진행돼 팔(상지)쪽 근육 위축/소실 속도가 빨라져 손과 손가락의 변형과 기능저하가 나타난 상태였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광복 71주년 박근혜 정부 특별사면 단행…이재현 회장 포함법무부 "인도적 배려와 국가경제 기여할 기회 부여 의미"


CJ그룹 측은 "이재현 회장은 사지의 근육이 위축·소실되는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가 급속도로 악화돼 걷기, 쓰기, 젓가락질 등 일상생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 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생명권, 치료권을 보장받게 되길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광복 71주년을 맞아 경제인 14명을 포함한 총 4,876명의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했고 재벌 총수로는 유일하게 이재현 회장이 명단에 포함돼 사면됐다.


당시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이재현 CJ 회장은 지병 악화 등으로 사실상 형 집행이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을 감안했다"며 "인도적 배려 및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의미에서 사면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사면 이유를 밝혔다.


인사이트이재현 CJ그룹 회장 / 뉴스1


이재현 회장, '광복절 특별사면' 받고 출소"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인생의 마지막 목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된 이재현 회장. 그는 "치료와 재기의 기회를 준 대통령과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출소 소감을 밝혔다.


이어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내 건강을 회복하고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1995년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영화제작사 드림웍스에 3억 달러(당시 한화 약 3천억원의 규모) 투자를 단행시켰다.


단순히 설탕과 밀가루 등 식료품 제조업이었던 CJ그룹을 국내 최대의 문화기업 '문화 CJ'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됐고 재계 15위 공룡기업 CJ그룹이 됐다.


인사이트이재현 CJ그룹 회장 / 사진제공 = CJ그룹


그룹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월드베스트 CJ' 목표또다시 시험대에 오른 CJ그룹 이재현 회장 경영 비전


출소 이후 현재 건강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진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5월 경영 복귀로 그룹 현안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CJ그룹의 글로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까지 그룹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는 '그레이트 CJ' 비전을 뛰어넘어 2030년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는 '월드베스트 CJ'를 목표로 제시한 이재현 회장.


우열곡절 많은 4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경영 일선에 다시 돌아온 이재현 회장은 지금 더 높고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의 원대한 비전은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살아서 내가 시작한 문화 사업을 포함해 CJ의 미완성 사업들을 완성해 반드시 세계적인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키우고 싶다. 이것이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고 또 나의 남은 짧은 여생을 국가와 사회에 헌신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이재현 CJ회장(2014년 8월 항소심 최후진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