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이어 상속세 '1700억' 완납한 '납세왕' 세아그룹 이태성 부사장

'세아그룹 3세'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 사진 제공 = 세아그룹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편법을 허용 않는 세아의 가치 상 '원칙'을 지켰을 뿐"

세아그룹 3세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이 1,7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완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속세 1,500억원과 이자 200억원을 합친 약 1,700억원을 모두 납부한 것이다. 

경영승계 과정에서 1,5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국세청에 '완납'한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교보생명(1,830억원)과 오뚜기(1,500억원) 정도의 기업만 이 부사장과 비슷한 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 사진 제공 = 세아그룹

1일 기점으로 상속세 '완납'한 이태성 부사장

2일 세아그룹에 따르면 이태성 부사장은 전날인 1일 300억원에 육박하는 잔여 상속세를 납부했다.

이로써 이 부사장은 1,7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납부를 마쳤다.

이태성 부사장은 고(故)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13년 이운형 선대회장이 해외출장 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작고하면서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의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이 부사장은 어머니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과 세 누나와 함께 3,800억원에 가까운 자산을 상속받았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 사진 제공 = 세아그룹

'세아' 가치 지키기 위해 상속세 분납 결정

상속재산이 많은 만큼 세금 부담 또한 자연스럽게 커졌다.

가장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이 부사장은 1,7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부과받았다.

1천억대에 달하는 상속세는 이 부사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한 듯했다.

하지만 이 부사장은 '세아'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난 2013년 9월 연부연납을 신청, 매년 1회씩 5년간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기로 했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 사진 제공 = 세아그룹

상속세 내려 '최대 주주' 지위 포기하다

이 부사장은 상속세를 내기 위해 '최대 주주'의 지위도 포기했다.

선대 회장이 작고하면서 이 부사장은 세아제강 지분 8.38%를 상속받아 총 지분 19.12%로 세아제강 최대 주주가 됐다.

그러나 그는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아제강의 지분을 수차례에 걸쳐 매각했다.

세아제강은 이 부사장의 사촌인 이주성 부사장이 경영하고 있는 곳으로, 수 차례에 걸친 지분 매각에 따라 이태성 부사장의 세아제강 지분은 4.2%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이 부사장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비주력 자회사 등의 지분 매각, 주식담보대출까지 했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한정된 재원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제강 지분은 물론 주식담보 대출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상속세 납부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편법 없는 상속세 완납에 '착한기업'으로 떠오른 세아그룹

이태성 부사장이 1,7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꾸준히 납부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아그룹 또한 '착한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직하게 상속세를 납부하는 기업이 몇 없는 탓이다.

이에 따라 편법이나 탈세 없이 '정직하게' 상속세를 완납한 이태성 부사장에게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부사장은 오히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한 반응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편법은 안 된다는 세아의 가치상 당연히 내야 하는 세금을 냈을 뿐인데 너무 좋게 부각돼 (이 부사장이) 조금은 부담스러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