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지켜보는데도 "신규 노조랑 대화 안 해!" 버티는 CJ대한통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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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은 CJ대한통운이 교섭 요구를 거부한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행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의 교섭 거부는 범법 행위"라며 "노동부가 CJ대한통운의 교섭 거부 행위와 관련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밝혔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과 대화 거부하는 CJ대한통운


택배노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한 CJ대한통운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택배노조는 지난 5월 CJ대한통운이 노조의 교섭 요구를 거부했다며 '부당노동행위'로 노동청에 고소한 바 있다.


택배노조 한 관계자는 "노동청의 조사가 마무리 단계로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조사에서 CJ대한통운이 의도적으로 교섭을 미룬 점이 인정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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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는 지난해 11월 노조 설립 필증을 받고 공식 출범한 '합법 노조'다.


특수 고용직 노동자(자영업자와 노동자의 성격을 동시에 지님)로 구성된 노조 중 설립 필증을 받은 건 택배 노조가 처음으로, 필증을 받은 만큼 노동 3권(단결권, 단체행동권, 단체교섭권)이 된다. 택배 기사들은 그간 노동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일하는데도 형식상 개인 사업자라 근로기준법과 노동 3권을 인정받지 못했다.


"고용구조상 택배 기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있는 각 대리점과의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


이후 노조는 올해 1월 택배 기사의 처우 개선을 논의하자며 CJ대한통운에 교섭을 요구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이를 거부했다. 고용구조상 택배 기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있는 각 대리점과의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게 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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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택배 기사가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CJ대한통운은 "독립적 사업자 신분인 택배 기사가 근로자 지위를 가질 수 있는지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당사는 CJ대한통운노동조합(조합원 2,800명)과 지난 2월 21일 입단협에 합의한 바 있다. 그리고 택배노조와도 원칙적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독립적 사업자 신분인 택배 기사가 근로자 지위 가질 수 있느냐" 행정 소송 제기한 CJ대한통운


이어 "다만 독립적 사업자 신분인 택배 기사가 근로자 지위를 가질 수 있느냐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위해 행정 소송을 진행 중에 있으며, 이와 별개로 택배노조와 개별 대리점 사이의 협의 과정에서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택배노조는 지난달 10일부터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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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일 오후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1월부터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교섭을 제안했지만 CJ대한통운은 10개월이 다 돼 가도록 거부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노동위원회도 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CJ대한통운은 법의 심판을 구하겠다면서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CJ대한통운은 조합원의 취업을 가로막는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택배 물량 빼돌리기를 통해 노조 파괴를 계획했다"며 "노동청이 CJ대한통운의 교섭 거부 부당노동행위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한 것은 당연한 조치지만, 이것만으로는 회사의 범법 행위를 중단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한편 택배노조의 주장대로 노동청이 기소 의견을 내고 검찰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특수 고용직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확대 해석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이며, 원청의 책임이 강화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업계는 이번 대립이 택배노조의 승리로 끝날 경우 CJ대한통운의 입지는 매우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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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안 좋은 여론이 더 안 좋아지는 것은 물론, 평소 '노사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의 결단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면서 "만약 박 사장이 노사 대립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CJ대한통운은 문재인 정부의 눈 밖에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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