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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에 '전단지' 광고하던 이마트 정용진이 '쿠폰북 잡지' 내놓는 이유

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의미 심장한 변화를 알리는 '쿠폰북 잡지'를 10월부터 발간해 업계는 물론이고 언론계 등에도 큰 관심을 모은다.

인사이트(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우) 월간가격 10월호 / 사진 제공 = 뉴스1, 이마트


'생사의 기로'에 선 이마트 마케팅 실험에 나섰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이마트가 최근 매장에 고객이 감소하고 소비 트렌드마저 급격히 변함에 따라 창사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이루고 1인가구가 증가하는 등 이마트는 중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유통계 공룡으로 업계에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의미 심장한 변화를 알리는 '쿠폰북 잡지'를 10월부터 발간해 업계는 물론이고 언론계에도 큰 관심을 모은다.


이마트가 내놓은 신개념 잡지 '월간가격'은 주간 단위로 운영되던 기존 '전단지'와 달리 월 단위로 발행하는 상품 안내서다.


인사이트이마트가 야심착 내놓은 신개념 쿠폰북 잡지. / 사진 제공 = 이마트


"효과 없는 신문광고로는 고객 매장에 모을 수 없어"


그동안 이마트는 일주일에 한번 '전단지'를 언론 등에 광고 형태로 게재해 고객에게 '아마트에 방문하라'고 유인했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연간 엄청난 금액의 마케팅 예산을 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중동 등 일간지와 일부 경제지 등에 전면 광고를 실어 제품과 할인 정보를 알리는 방식을 사용했던 것. 이런 방식은 과거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점점 고객이 줄고 있는 이마트는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 사진=인사이트


그런데 신문을 읽는 독자가 급격히 줄고 광고 효과마저 측정할 수 없어 마케팅 측면에서 전혀 도움이 안되고 있다는 게 현장 실무자들의 목소리였다.


현장의 목소리가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에게 드디어 전달된 것일까? 이마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마트는 10월부터는 전단지를 통한 올드한 방식을 점차적으로 줄이고 자체적으로 매장에 잡지를 30만부 배포해 고객을 모으겠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할인 쿠폰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스토리텔링 정보를 담아 기존의 신문사들이 하던 역할을 이제는 이마트 스스로 직접 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인사이트한 신문에 게재된 이마트 전단지 광고 / 사진  = 인사이트


이마트 "전단 광고는 소비자들의 주목도가 낮아"


이런 의도를 인정하듯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담당은 "천편일률적으로 상품과 가격만이 나열된 전단 광고는 소비자들의 주목도가 낮아 '읽고 싶은 광고 매개체'를 구상하던 중 매거진 형태의 월간가격을 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전단지 광고를 언론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진행했지만 실제로 올드 매체의 영향력이 감소함에 따라 실질적으로 마케팅 효과가 '제로'에 가깝다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광고 효과가 전혀 없는데도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광고를 신문에 게재하는 이유는 매체와의 '관계' 때문이라고 푸념한다.


광고를 중단하면 곧바로 '불편한 관계'가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신문에 전단지 광고를 게재해봐야 효과가 없다. 그냥 '사회적인 비용'으로 생각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광고를 하고 있는 현실이다"고 고백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주말인데도 이마트에 고객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업계 "이마트 정용진 부회장이 '총대' 메고 쿠폰북 발간한 것"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광고를 싣고 있었지만 이제 이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는 등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결국 업계 1등인 이마트 정용진 부회장이 '쿠폰북 잡지'를 승인하면서 먼저 '총대'를 멘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한 유통업계 임원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이 기존의 전단지 광고를 당장 없애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점차 예산 편성을 줄일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유통업체들은 올드 매체와의 관계를 생각해 한번에 줄이지는 않을 것이지만 점차 전단지 광고를 없애는 방식으로 마케팅 예산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이트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뉴스1


신개념 쿠폰북 잡지, 기존 전단광고와 달리 재미있는 읽을거리


실제로 한 유통업체 고위 임원은 "전단지 광고를 줄이게 되면 그 예산으로 영상과 SNS 등에 새로운 마케팅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의 문제일 뿐 대세는 바꿀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이마트가 내놓은 신개념 쿠폰북 잡지는 기존 전단광고와 달리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더한 것도 차별점이다. 


일례로, 월간가격 10월호에는 연중 5월, 10월 단 두 차례 진행되는 이마트 와인 장터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이마트 와인 바이어가 추천하는 한식과 어울리는 와인', '유명 소믈리에가 제안하는 칼집삼겹살과 궁합이 좋은 와인' 등 와인애호가들을 위한 추천 메뉴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