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복합 쇼핑몰도 '의무 휴업'한다고 하자 분노하는 입주 상인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운영하는 복합 쇼핑몰도 월 2회 의무 휴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심의 중인 가운데, 복합 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이 해당 개정안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복합 쇼핑몰 의무 휴업이 실행될 경우 '영세자영업자'인 자신들도 규제 대상에 포함돼 소상공인들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벗어난다는 게 그 이유다.


"우리도 소상공인인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이냐"


복합 쇼핑몰 의무 휴업에 대한 찬반 양론이 팽팽한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개정안을 그대로 밀어붙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올 하반기 중 복합 쇼핑몰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현재 국회에서는 복합 쇼핑몰도 월 2회 의무 휴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심의 중이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업계 관계자들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개정안이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약이기 때문.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9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보호를 더 강화하겠다면서 '대형마트'만 해당됐던 의무 휴업 대상을 복합 쇼핑몰까지 확대했다.


개정안 통과되면 스타필드, 롯데몰 등 복합 쇼핑몰 매출 큰 타격 받아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이 환영의 뜻을 보였지만, 같은 '소상공인'인 복합 쇼핑몰 입점 상인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


자신들도 영세자영업자인데 왜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냐는 것이다. 실제 복합 쇼핑몰 전체 매장의 70~80%는 자영업자 임대 매장이다.


인사이트스타필드 하남 내부 전경 / 뉴스1


한 대형 복합 쇼핑몰에 입점한 상인 A씨는 "우리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인데, 한 달에 두 번 쉬게 되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대기업도 울상이다. 특히 대형마트와 복합 쇼핑몰을 동시에 운영 중인 신세계와 롯데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 고객이 절대적으로 많은데 의무 휴업 대상으로 지정되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의무 휴업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상황에서 규제 대상을 복합 쇼핑몰까지 확대하는 것은 억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이 통과되면 우리만 힘든 게 아니다. 매장 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상인들은 물론 납품 업체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이처럼 복합 쇼핑몰 입점 상인들과 유통 업계 전체가 개정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대형 쇼핑몰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대표적 외국계 대형 쇼핑몰인 이케아는 복합 쇼핑몰이 아닌 '전문점'으로 분류돼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규제를 받지 않는다.


전문점으로 분류돼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계 기업 이케아


하지만 이케아는 가구만 파는 전문점이라기보다 식음료, 생필품도 파는 복합 쇼핑몰에 가깝다.


이 때문에 복합 쇼핑몰과 전문점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규제가 확대될 경우 소비 심리 위축과 소비자 불편은 물론 소비자 선택권까지 침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사이트이케아 / 뉴스1


유통업에 정통한 전문가는 "정부의 계속되는 규제로 인해 국내 유통 업계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면죄부'를 받은 외국계 기업은 고속 성장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규제보다 대기업과 골목상권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해 국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 휴업 제도가 오히려 전통시장의 소비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마트 이용 고객들은 마트를 이용하면서 주변 소상공인 점포도 동시에 이용하는 소비 패턴을 보였는데, 의무 휴업 제도가 이런 동시 소비 기회를 막았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반대로 흘러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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