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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제 성적표'에 결국 삼성 이재용 부회장 껴안고 가는 문재인 정부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단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단연 삼성그룹 총수로서 처음 방북하는 이재용 부회장이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문재인 대통령 / (좌) 뉴스1, (우) 사진제공 = 청와대


부친 이건희 회장, 2000·2007년 남북정상회담 '건강문제' 불참
삼성그룹 총수로 처음 방북길에 오르는 이재용 부회장 눈길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총수로서 처음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다.


청와대는 지난 16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주요 인사들이 방북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단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단연 이재용 부회장이다. 삼성그룹 총수로서 방북하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11년 전인 지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이 방북길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은 건강문제로 불참했고 대신 윤종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빈자리를 채워 방북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재판 앞둔 이재용 부회장임종석 비서실장, 이재용 방북에 "재판은 재판, 일은 일"


그렇다면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고인으로서 상고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방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에서 그 '진의(眞意)'를 찾아볼 수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1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정농단 사건 핵심 피고인인 이재용 부회장이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에 포함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방북에 대해 임종석 비서실장은 "재판은 재판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일은 일이다'라고 생각한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한마디로 이재용 부회장의 방북은 현재 진행 중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판과는 '별개'라는 뜻이었다.


인사이트지난 7월 삼성전자 인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 사진제공 = 청와대


재계 "文 정부, 삼성 이재용 부회장 껴안고 가겠다는 의지 아니겠냐"이재용 부회장, 3년간 180조 투자와 4만명 직접 고용해 정부 정책 지원


재계에서는 임 비서실장의 발언에 대해 "표면상으로는 이재용 부회장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협력에 힘을 보태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결국 정부가 이재용 부회장을 껴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대법원 재판 중이다. 2심 재판부는 지난 2월 이재용 부회장에게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집행유예 선고로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은 이후 인공지능(AI)과 자동차 전장 사업 등 신사업 발굴 차원에서 캐나다와 일본, 중국 등 해외 출장을 갔다왔지만 비공개로 다녀올 정도로 언론 노출을 자제해왔다.


이런 와중에도 이 부회장은 청와대의 행보에는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최대한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 초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현지 노이다 휴대폰 공장 준공식에서 면담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됐다.


인사이트지난 8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맞이한 이재용 부회장 모습 / 뉴스1


실업자 113만명 넘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최악'낙제점 경제 성적표' 받은 文 정부, '재계 도움' 절실한 상황


5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국내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를 당부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3년간 180조 투자와 4만명 직접 고용'이라는 통큰 투자계획안으로 1달 뒤 화답했다.


이런 연장 선상에서 바라봤을 때 이재용 부회장의 방북을 기점으로 국내 경영 복귀를 공식화하는 한편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또한 재정립되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일자리 창출을 주요 정책목표로 경제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실업자는 113만명을 넘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고용악화에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물가 상승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며 소비심리마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이재용 부회장에게 '방북 카드' 도움의 손길 내민 文 정부정부가 내민 손 맞잡은 삼성그룹


또 재벌개혁으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 및 일자리 창출보다는 지배구조 개선에만 몰두하는 등 경제가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서민 경제가 극도로 어려운 현실을 인식한 문재인 정부가 결국 삼성을 껴안고 가기로 내부적으로 '논의'를 끝마친 게 아니겠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방북'이라는 카드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달리 '선택지'가 없었던 삼성도 그 손을 맞잡은 셈이다. 


경영복귀를 기다리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분명한 사실은 한국 사회에서 삼성의 '영향력'은 적폐 청산을 외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번 방북길에서 삼성그룹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어떤 '통큰 결정'을 내릴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