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강남에선 '최애차'로 불리며 잘 팔리는데, 미국에선 부진한 현대차 '제네시스'

요즘 강남 부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에서는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네시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요즘 강남 부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에서는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분명 품질 조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2개 차종에 불과한 부실한 차량 라인업과 SUV가 대세로 떠오른 미국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판매량 급감…"제네시스 망하는 것 아니냐"


미국 자동차 통계 회사 오토 데이터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지난 7월 615대에 이어 8월에도 613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00여대에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네시스


지난 2016년 8월 미국 시장에 데뷔한 제네시스는 2017년 한 해 동안 2만 612대(G80·G90)를 판매하며 한국 시장과 마찬가지로 '대세 차량'으로 떠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면서부터 판매량이 급감했다.


1월 1,613대로 시작한 제네시스는 4월과 5월 1천대 선으로 떨어지더니 6월 796대, 7월 615대, 8월 613대에 그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제네시스를 이 같은 부진을 겪게 했을까. 일단 '품질'은 아니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제이디파워가 지난 6월 발표한 '2018 신차 품질 조사'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일반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1개 브랜드 중 1위, 13개 고급차 브랜드 중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가 모두 모이는 미국 시장에서 진출 2년 만에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네시스


G80과 G90 2종에 불과한 부실한 차량 라인업


전문가들은 제네시스의 부진 이유로 부실한 차량 라인업과 판매 네트워크의 혼란을 꼽고 있다.


현재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차량은 G80과 G90 2종에 불과하다. 다른 브랜드와 장기적으로 경쟁하기에는 차량 라인업이 부실한 것이 사실.


올 하반기 중 G70을 투입할 예정이기는 하지만 업계는 "판매량을 올리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판매 네트워크 분리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당초 미국 40개 주요 도시에 100여개 가량의 딜러를 선정, 제네시스 전용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위함이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네시스


하지만 기존 700여개 현대차 딜러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을 빚었고 결국 현대차는 지난 5월 다시 딜러 전체로 제네시스 판매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단, 제네시스는 현대차 쇼룸에서 벗어나 독립형 판매 및 서비스 시설을 통해 판매돼야 한다는 조항을 달았다. 이 같은 조항을 받아들인 현대차 딜러는 약 400개 정도로 알려졌으며, 현대차는 내년 3월이면 모든 현대차 딜러들이 독립형 제네시스 쇼룸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세로 떠오른 SUV 모델…제네시스는 SUV 모델이 없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강세도 제네시스 부진 이유로 꼽히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트렌드는 세단에서 SUV로 넘어가고 있다. 영국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롤스로이스가 브랜드 최초로 SUV를 만들 정도.


현대자동차그룹도 미국 시장에서 SUV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11만 1,406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어난 수치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네시스


먼저 현대차는 지난달 5만 7,542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6% 증가했다.


실적 반등의 주인공은 SUV였다. 지난달 SUV의 판매량은 2만 7,678대로 역대 8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특히 '북미 시장의 SUV 대표 모델'로 불리는 투싼은 1만 1,559대가 팔려 18개월 연속 월간 최다 판매 기록(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19% 증가)을 세웠다.


기아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증가한 5만 3,864대를 팔았다. 쏘렌토와 옵티마가 1만대 이상 판매됐고, 두 차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4.3%, 56.6% 늘었다.


이처럼 SUV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SUV 모델이 없는 제네시스는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네시스


"분명 반등의 기회는 있다"…SUV 모델 출시 계획하는 제네시스


때문에 제네시스는 SUV 모델을 출시해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어윈 라파엘(Erwin Raphael) 제네시스 미국 총괄 매니저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첫 번째 SUV 모델은 2020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제네시스


구체적인 출시 날짜와 가격 그리고 디자인 등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이 SUV 모델 출시가 제네시스에 '반등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전문가는 "제네시스에 대한 차량 품질 평가가 나쁘지 않다는 것은 판매량을 회복할 기회가 많다는 얘기다"면서 "아직 시장 진출 초기라 당분간 어려움을 겪겠지만 신차 출시와 판매 네트워크를 정리한다면 분명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