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사회에 확산 중인 '아파트 우울증'의 정체

인사이트한국 사회에 아파트 우울증이 바이러스처럼 확산되고 있다. /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49개월 연속 상승한 집값···4년만에 10억 올라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문재인 정부 취임 이후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한국 사회에 큰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무려 '49개월' 연속으로 한달도 안쉬고 집값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불과 4년만에 10억원 이상 오른 아파트가 강남 지역에 속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대한민국은 이제 '아파트 공화국'이다.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내집 마련을 포기한 대한민국의 20대 청년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청년들부터 30~40대 직장인과 50~60대 가장들까지 이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아파트'는 부러움과 질투가 투사된 '욕망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초 거세게 광풍이 불었던 '비트코인' 발(發) 블록체인 투기 열풍에 비하면 최근 일고 있는 '아파트 광풍'은 무섭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하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로 촛불혁명에 힘입어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작금의 부동산 폭등에 적잖이 당황하면서 연일 대책 마련을 지시하고 있다.


인사이트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부동산 가격은 더욱 폭등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청와대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반복하는 문재인 정부 


하지만 10년여년 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밟았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이번 정부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문재인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지금의 부동산 폭등은 우리 사회 전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아파트 우울증'이라는 새로운 사회현상을 낳고 있다.


20대 청년들에겐 내집 마련은 이제 완전히 '불가능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 지역 원룸에서 월세를 살고 있는 20대 후반 배수현(가명) 씨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한마디로 완전히 망했죠"라고 푸념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내집 마련을 포기한 대한민국의 청년들.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30~40대 직장인은 '아파트 우울증' 호소


부모님이 도와줄 평편이 못되는데 지금 상황에서 서울에 내집을 마련하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자포자기한 상태다.


결혼과 출산까지 포기하고 그냥 혼자 살기로 최근 결심하고 주변 친구들에게는 '비혼(혼인할 '의지'가 없음)'을 선언했다고 했다.


30~40대 직장인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심해 '아파트 우울증' 현상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운좋게 서울에 내집을 마련한 친구들은 주변에서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아파트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상대적 박탈감은 날로 커진다.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강남에 아파트 있는 네가 밥 사라" 상대적 박탈감 심화


강남 지역이 아니더라도 서울 시내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한 경우에도 '행운아'로 불릴 정도다.


그중에서도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 3구에 아파트가 있다면 30~40대 직장인은 회사 내에서도 "부자니까 밥은 네가 사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실제로 2년 전에만 해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59m² 아파트가 5억~6억원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호가가 9억까지 올랐다. 2년 사이 3억원이 올랐으니 직장인이 월급으로 모을 수 있는 돈이 아니다.


40대 중반의 직장인 한서천(가명) 씨는 지난해 4월 서울 강서 지역에 4억원대 후반에 아파트를 매입했는데 현재는 6억원까지 올라 "솔직히 그때 잘 선택한 것 같아 당장 팔 것은 아니지만 기분은 좋다"고 했다.


인사이트 / 사진=이솔 기자 leesol@강남의 한 아파트는 4년 동안 10억원이 올랐다. / 사진=이솔 기자 leesol@


집 팔았다가 남편과 부부싸움도


반면 '주택 가격을 잡겠다'는 정부의 말만 믿고 2년 전 아파트를 매각하고 전셋집을 구한 직장인 구미선(가명) 씨는 최근 남편과 부부싸움을 자주 한다.


남편이 고집을 부려서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전세로 살았는데, 그 집이 지금은 3억원 이상 올라 밤에 잠이 안올 정도라고 했다.


구씨는 "예전에 살던 아파트 근처를 지나가면 너무 속상해서 위장병까지 생겼다"며 "부동산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 같아 평생 서울에 내집을 마련하지 못할까 두렵다"고 전했다.


인사이트 / 사진=이솔 기자 leesol@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 된 강남의 아파트. / 사진=이솔 기자 leesol@


아파트로 양분된 '신계급 사회'


이런 현상은 50~60대 가장들에게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아파트를 가진 자와 아파트를 못 가진 자 사이에 '계급'이 나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자식들 보기에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들겠다'는 60대 가장의 한숨 섞인 말에는 깊은 상실감과 우울감이 느껴졌다.


타이밍을 보다가 내집 마련에 실패한 50대 가장 김모 씨는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어서 주택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하니 좀더 믿고 기다려볼 생각"이라며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거품이 많은 주택은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사이트 / 사진=이솔 기자 leesol@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성공하기를 서민들은 고대하고 있다. / 사진=이솔 기자 leesol@


문재인 정부 그린벨트 해제 등 다양한 정책 검토


한편 정부는 최근 부동산 폭등에 따라 다양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로 강남·서초·은평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역세권과 대로변에는 아파트 건설 규제를 완화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 


공급을 늘리지 않고서는 폭등하는 아파트 값을 잡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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