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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직원 '성추행' 의혹 보고 받은 우리은행장이 불같이 화내며 내린 지시

우리은행 간부직원의 '성추행' 의혹을 보고 받은 손태승 은행장이 보고 받자마자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에 대해 직무해제 조치를 내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인사이트(좌)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우) 사진제공 = 우리은행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우리은행 간부직원의 '성추행' 의혹을 보고 받은 손태승 은행장이 보고 받자마자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에 대해 직무해제 조치를 내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강남지역 A본부장이 영업지점 회식자리에서 부하직원인 B지점장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곳은 영업경쟁이 치열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격전지로 우리은행 내 핵심 인력이 전진 배치되는 곳으로 알려졌다.


간부직원의 '성추행' 의혹은 곧바로 손태승 은행장에게 보고됐고 이를 보고 받은 손태승 은행장은 불같이 화를 내며 그 자리에서 바로 내부 감찰반 조사를 지시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손태승 은행장은 내부 감찰반 조사 뿐만 아니라 가해자로 지목된 강남지역 A본부장에 대해 직무해제 및 대기발령이라는 강경 조치에 나섰다.


보통 직장 내에서 '성추행' 의혹이 발생할 경우 내부 자체 감사 및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절차를 밟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손태승 은행장의 지시는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아무리 실적이 뛰어난다고 하더라도 직장 내 발생하는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손태승 은행장의 강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우리은행 측 한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본부장도 준 임원급인데 '성희롱' 의혹에 연루된 그 자체만으로도 말이 안 된다고  (손태승 은행장이) 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관계자는 "손태승 은행장의 경우 원칙이 항상 확고하시고 정도(正道)에 어긋나는 것에 대해 못 보신다"며 "(성희롱 의혹 당사자 간) 서로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선(先) 조치부터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손태승 은행장은 지난해 12월 취임에 앞서 행내 특별방송을 통해 투명, 공정, 젊음, 공과(功過)라는 '인사 4대 원칙'을 공개한 바 있다.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실력있는 직원을 우대하는 공정한 인사이동,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젊은 인력 전진배치와 신상필벌이 명확한 인사원칙 준수 등의 원칙을 강조했다.


손태승 은행장이 간부직원 '성추행' 의혹을 보고 받은 직후 곧바로 내부 감사반 조사 지시와 직무해제 및 대기발령을 내린 것 또한 '인사 4대 원칙'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손태승 우리은행장 / 사진제공 = 우리은행


직장 내에서 '성희롱'과 같은 성추문이 발생할 경우 사건을 은폐하거나 가해자 감싸기에만 급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손태승 은행장의 경우 사건을 숨기고 덮기보다는 오히려 감사반 조사 지시 및 대기발령 조치를 통해 성추문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임을 공표해 직장 내 성추문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손태승 은행장은 지난 3월부터 전국 4500km을 이동하며 46개 우리은행 영업본부를 직접 방문하는 등 약 1천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만나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손태승 은행장의 이와 같은 파격적인 행보는 금융권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