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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구속된 신동빈 롯데 회장이 투자계획 못 내놓는 이유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길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인사이트굳은 표정으로 법정 향하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 뉴스1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국내 재계 5위 롯데그룹이 '총수 부재' 6개월 동안 길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롯데그룹 오너인 신동빈 회장은 지난 2월 13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기록적인 폭염에 선풍기 하나로 버티며 몸무게가 무려 10kg 빠진 신 회장은 요즘 더위보다 그룹의 미래가 더 걱정될 수밖에 없다.


총수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롯데그룹의 대규모 투자계획은 '올 스톱'된 상황이며 문재인 정부의 고용창출 및 투자 촉진 정책에도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문제는 롯데그룹의 신 회장이 감옥에 갇힌 상황에서 그 어떤 투자결정도 쉽게 내릴 수 없다는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대기업 총수가 섣부르게 투자계획을 밝힐 경우 '여론'이 차갑게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오너들이 수감 전후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자 '권력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롯데그룹은 삼성그룹 다음으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을 제외하면 대기업 총수 중 구속된 사람은 신동빈 회장이 유일하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특히 2심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풀려난 탓에 현재 구속된 재계 총수는 신 회장 외에는 없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월 13일 1심 재판에서 법정 구속될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심 소송을 담당했던 김앤장 측에서도 재판 결과를 어느 정도 자신했기 때문이다.


자유를 빼앗긴 극한 상황에 놓인 신 회장은 다른 오너들과 달리 '옥중 경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크게 힘들어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구속된 뒤 10kg이나 체중이 줄어든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사이트결심공판 출석하는 최순실 모습 / 뉴스1


그룹 총수가 구속된 탓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유통, 화학, 식품, 서비스 등 4대 핵심 사업부가 현재 비상경영을 가동하고 있다.


그런 탓에 현재 롯데에서는 수조원에 달하는 해외 투자를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던 4조원대 규모의 '유화(油化)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차가운 여론 못지 않게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도 롯데그룹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총수가 없는 기업에 자금을 내놓으려고 하지 않아 현재 자금 유치 과정에서 큰 난항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인사이트신동빈 회장이 구속된 롯데그룹 / 뉴스1


해외 기업 인수합병에는 대규모 실탄이 필요한데 총수가 옥중에 갇혀 있는 탓에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친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도 투옥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은 국내 10대 그룹 오너들이 잇달아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지원 사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삼성그룹이 18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고 현대차(23조원), SK그룹(80조원), LG(19조원), 신세계(9조원), 한화그룹(22조원) 등 총 300조원 이상의 투자계획이 나왔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재계 5위'인 롯데의 체면이 서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신동빈 회장의 2심 재판은 17일 재개되고 29일 최후 변론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법원은 구속시한(10월 12일) 전인 9월 말이나 10월 초에 항소심 선고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현재 신동빈 회장이 부재 중인 상황이어서 올해 투자와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재계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이 8월 중에 투자계획을 내놓지 않을 경우 신 회장의 2심 재판 결과가 나온 뒤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