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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내부 회의에서 'SK건설'이 떳떳하게 고개 못 드는 이유

요즘 SK그룹 내부에서 가장 '미운털'이 박힌 계열사가 있다. 최근 라오스댐 붕괴 사고로 그룹 전체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는 SK건설이 바로 그곳이다.

인사이트(좌)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우) 최태원 SK그룹 회장 / 뉴스1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요즘 SK그룹 내부에서 가장 '미운털'이 박힌 계열사가 있다.


최근 라오스댐 붕괴 사고로 그룹 전체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는 SK건설이 바로 그곳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늘 임직원들에게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과 '지속가능한 발전' 그리고 '행복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선대 회장 때부터 내려오는 경영 철학에서 SK건설이 최근 그야말로 낙제점을 받고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한 것이다.


인사이트라오스댐 도로 복구 현장 / 사진 제공 = SK건설


지난달 라오스에서 발생한 댐 붕괴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SK건설은 '인재(人災)'가 아닌 '천재(天災)'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인재에 가깝다는 게 현지 여론이다.


사고 처리를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현지 사정은 참혹하다 못해 처참한 전쟁터 수준이라고 한다.


오죽했으면 사고가 발생한 직후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이 잇달아 현지에 구조단을 급파할 정도로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보고를 받고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 회장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라오스 대사관을 방문해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인사이트최태원 회장이 라오스 대사관을 방문해 위로했다 / 사진 제공 = SK그룹


최 회장은 이재민들이 신속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구호금 1천만 달러(한화 약 112억원)를 기탁하기로 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 주한 라오스대사관을 방문해 깜수와이 깨오달라봉 대사를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당시 최 회장은 최근 가장 참담한 표정을 지었고, SK건설 관계자들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기업 정서상 대기업 총수까지 직접 나서서 사고 책임에 대해 사과하고 피해 국가의 대사에게 고개를 숙인 점은 그룹 내부에서도 초대형 사건 중 사건인 셈이다.


SK건설은 라오스댐 붕괴 사건으로 현재 추산할 수 없는 수준의 경제적 손실과 타격을 입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SK건설


우선은 장외시장(K-OTC)에서 시가총액이 한 달 동안 무려 4천억원이 넘게 증발했다고 한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K-OTC에서 거래되는 SK건설의 7월 말 기준 시가총액은 9,400여억원으로 이는 6월 말(1조 4천여억원) 대비 4천억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올해 주식 시장에 상장하려던 야심찬 계획도 현실적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라오스 댐 사고로 인해 시공사 SK건설은 사고 수습과 원인규명에 주력해야 할 상황이라 사실상 연내 상장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SK건설은 올해 사업계획서에 기업공개(IPO)를 명시하고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잇달아 '초대형 사고'를 친 탓에 SK건설의 조기행(59)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의 사장단 회의가 열릴 때에는 고개를 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주가 폭락에 연내 상장 무산은 물론이고 SK그룹의 전체 계열사들의 이미지까지 덩달아 실추 시킨 탓에 조기행 부회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사이트조기행(오른쪽) SK건설 부회장 / 뉴스1 


조 부회장은 SK그룹 재무팀 팀장 출신으로 SK에너지, SK네트웍스, SK텔레콤 등을 거친 뒤 지난 2012년 SK건설 대표이사 시장에 올랐다. 무려 6년 가까이 수장을 맡고 있는 것.


지난해 1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무난하게 SK건설을 이끌어왔지만, 이번에 라오스댐 붕괴 사고로 인해 그룹 내에서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