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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부회장 '결단'에 10년 묵은 '반도체 백혈병' 논쟁 종지부

10년 묵은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논쟁이 삼성전자와 피해자 측의 '양보'와 '합의'에 따라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사이트(좌) 이재용 부회장. 뉴스1, (우) 고(故) 황유미 씨 유가족. 인사이트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10년 묵은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논쟁이 삼성전자와 피해자 측의 '양보'와 '합의'에 따라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피해자 측 시민단체인 '반올림'은 10여년 간 이어진 삼성전자 반도체 근로자의 백혈병 문제를 놓고 조정위원회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생(相生)'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돼 타협안 수용에 큰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는 등 대외적인 활동에 적극 임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청와대


이 부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10여년 동안 끌어온 '반도체 백혈병' 논쟁을 말끔히 털어내고 삼성그룹 이미지를 쇄신하는 동시에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각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7월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이 '중재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무척 높은 상황으로 분위기가 전개됐다.


기존에는 조정위원회가 먼저 조정안을 내놓고, 양측이 수락이나 거부를 결정하는 '조정'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위원회의 최종 방안을 양측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중재'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진다. 결국 양측이 서로 타협하고 양보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반올림


조정위는 오는 24일 삼성전자, 반올림, 조정위 제3자 대표간 2차 조정 재개와 중재방식 합의 서명식을 갖고 8~9월 두달 동안 중재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9월 말에 중재안이 나오면서 피해자 보상, 재발방지 시스템 마련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재안에는 삼성전자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비롯해 새로운 질병에 대한 '지원보상안'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정도의 조건은 삼성전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진전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인사이트뉴스1


특히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을 포함해 삼성전자 최고위급 임원들이 '중재안'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노동자의 인권과 권익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사실을 삼성전자가 모를 리 없다"며 "이번 중재안을 삼성전자 최고위층에서 깊이 관여할 수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또한 이번 중재안이 나오기까지 조정위의 강한 '압박'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정위가 지난 17일 최후통첩으로 강제중재방식을 제안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활동을 공식 종료하겠다고 강수를 두자, 삼성전자도 주말까지 고심을 거듭하다가 수용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인사이트뉴스1


삼성전자 공장의 '반도체 백혈병' 논란은 지난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던 고(故)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백혈병이 작업과 관련 없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에 유족과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면서 이듬해 3월 시민단체 '반올림'이 출범한 것.


인사이트뉴스1


이후 10여년 동안 백혈병 등의 질환을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직업병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고, 유족들과 시민단체 반올림은 천막 농성을 벌이면서 삼성 측에 압박을 가했다.


이번 중재안이 양측 모두에 수용되면 2007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 황유미 씨의 백혈병 사망이 계기가 된 '반도체 백혈병 분쟁'은 무려 10여년 만에 완전히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