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전, '맥아더 장군'이 역사 왜곡하는 일본을 만들었다

인사이트(좌) 영화 '인천상륙작전', (우)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우리에게 '인천상륙작전'으로 유명한 전쟁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장군의 명언이 있다.


"일본인들은 12살 소년 같다"


6년간의 일본 통치를 마친 후, 맥아더 장군은 자신이 느낀 일본인들의 특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비굴함. 진실을 부정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고집하는 뻔뻔함. 집단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단순함.


맥아더 장군은 그런 일본인들의 특성이 마치 어린아이가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 특성이 어디 가겠는가. 일본은 하루가 멀다하고 12살 소년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친구의 장난감이 부러워 자신의 것이라고 떼를 쓰는 12살 소년과 뭐가 다르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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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일본인을 12살 소년으로 만든 것은 맥아더 장군, 바로 자신이었다.


1945년 8월 15일로 시계를 돌려보자. 그날은 스스로 '제국'이라고 칭하는 일본에게 매우 치욕스러운 날이었다.


이날 라디오에서는 일왕 히로히토(裕仁)가 종전을 선언하는 방송이 울려 퍼졌다.


이로써 일본은 무조건 항복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겠다. 일본은 '종전'을 선언했다.


그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고자 세계 평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종전'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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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인륜적이고 극악무도한 전쟁범죄를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던 중 같은 해 8월 30일, 일본에 맥아더 장군이 도착했다.


전 세계는 기대했다. 맥아더 장군이 전범국인 일본을 단죄하는 정의의 심판자가 되길 바랐다.


하지만 기대가 무색하게도, 역사는 또다시 실수를 답습했다. 그 중심에 맥아더 장군이 있었다.


일본 군정 사령관의 자격으로 일본 땅을 밟은 맥아더 장군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일본을 손쉽고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묘책이 필요했기 때문.


이 과정에서 맥아더 장군은 돌이킬 수 없는 우를 범했다. 일본 통치에 일왕을 이용한 것이다.


맥아더 장군은 일왕을 전범으로 처벌하지 않고 일본의 '천황제'를 존속시키면서 일왕을 앞세워 점령정책을 펼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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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연합국은 물론이고, 일본의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일왕의 처벌을 주장하면서 맥아더 장군의 점령정책을 비난했다.


그런데도 맥아더 장군은 일왕을 적극적으로 비호했다. 


결국 일왕은 전범으로 기소되지도 않았다. 일본의 전범들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 단 7명의 A급 전범만 사형을 당했다.


한국인 BC급 전범 23명이 사형을 당했다는 사실과 극명히 대비된다. 맥아더를 필두로 한 미 군정의 모순이자 폭력이었다.


명백히 맥아더 장군의 실수였다. 일왕은 일본의 군국주의, 제국주의, 팽창주의의 정점에 있었다.


A급 중에서도 A급 전범이었다. 그런 자를 단죄하지 않고 오히려 명예를 지켜주고 권위를 세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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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은 그런 맥아더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인들에게 맥아더는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신적인 존재인 일왕을 지켜준 '은인'이었다.


이때부터 맥아더는 일본에서 '푸른 눈의 천황'으로 불리면서 신격화됐다.


맥아더 장군의 이러한 처사가 현재의 일본을 만들었다. 이것이 다수 역사학자들의 견해다.


일본은 전쟁 범죄를 저질렀지만 제대로 처벌받지 않은 채 면죄부를 받았고, 그 덕분에 일본은 책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전쟁은 더이상 범죄가 아니었다.


일본의 오만함을 두둔한 결과는 뻔했다. 국수주의자들이 당당하고 뻔뻔하게 활개를 치는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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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맥아더 장군의 실수와 잘못으로 일본의 만행을 합리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은 일본을 위한 어설픈 변명도 아니고, 어쭙잖은 위로도 아니다.


다만 역사적인 사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있다. 우리에게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각인된 인물이 일본의 국민적인 영웅이자 '푸른 눈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맥아더 장군의 업적은 분명히 높게 평가해야 하지만, 일본의 점령정책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한 실수였다.


반인륜적인 전쟁범죄를 저지른 일본에게 너무나도 쉽게 면죄부를 준 맥아더 장군.


맥아더 장군이 일본 통치를 끝내고 일본을 떠나는 날, 100만명의 일본인들이 하네다 공항에 모여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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