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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강남 건물주'가 꿈이라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한 광고회사 대표가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취준생과 스타트업 회사를 위한 저렴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via (좌) ADMAN info / facebook, (우) 사진 제공 = 김도형 대표

 

대학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카페에서 눈치 보며 공모전 준비를 하던 광고회사 대표가 청년들을 위한 공간 만들기에 나섰다.

 

온라인 광고 회사 '애드맨인포'(ADMAN info)의 김도형 대표(30) 이야기다. 

 

대학생 시절은 물론이고 취준생 시절을 거쳐 회사를 차리고, 또 회사가 자리를 잡기까지 그를 가장 괴롭게 한건 '공간' 문제였다.

 

김 대표는 "제가 가고 싶은 회사는 거의 다 강남에 있었고, 다른 학교 학생들과 공모전이라도 준비하려면 마음 놓고 머물 공간이 없어 늘 힘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KT&G 공모전을 준비할 땐 본사 로비 공간에서 밤을 새기도 했고, 제일기획 공모전을 준비할 때는 24시간 커피숍에서 눈치 보며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보냈다.

 

회사를 차린 뒤에는 사무실을 마련하지 못해 2평짜리 사무실과 집을 전전하며 고생했다. 

 

<공모전 준비를 위해 하루 종일 머물렀던 KT & G본사>사진 제공 = 김도형 대표 

 

그래도 꿈 하나로 버틴 결과 지금은 강남에 분점까지 낸 어엿한 온라인 광고회사의 대표가 됐다.

 

그런 김 대표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바로 '강남 건물주'가 되는 것.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청년들이 마음 편히 공모전을 준비하고 공부하며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다.

 

김 대표는 "강남에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 그 이유는 영어 학원이 밀집해 있는 강남에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당장 강남 건물주가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강남에서 마음 편히 머무르며 공부하고, 회의하고,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꿈은 꺾이지 않았다. 

 

via ADMAN info / facebook 

 

그는 차를 팔고,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대출을 받아 8천만 원을 마련했고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코워킹 플레이스 카페 '광고쟁이'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광고쟁이'는 취준생 뿐 아니라 스타트업도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자 입대를 앞둔 학생, 이름 없는 시인, 소상공인들이 십시일반 그동안 모은 돈과 책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큰 기업은 모두 지원을 거절했지만 오히려 소상공인,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을 가진 분들이 더 많이 돕고 있다"며 "다음 주부터는 강남 건물주들에게 제안서를 돌릴 텐데, 저렴한 가격에 공간을 임대하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원가를 절감해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공간 대여료를 조금이라도 더 낮추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그냥 저렴한 공간이 아닌 아이디어가 샘솟는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버리는 사무실 책상, 각종 집기 도구도 환영한다. 도움을 주실 분들은 메일(kimaden@admaninfo.co.kr)로 연락 달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 김도형 대표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