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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이 멀쩡한 현관문 대신 '좁은 창문'으로 들어가 장애인 구조한 이유

현관문을 부수지 않고 좁은 창문 사이로 들어가 장애인을 구조한 119소방대원에겐 사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119소방대원들이 좁은 창문 사이로 몸을 욱여넣어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장애인을 구조했다.


멀쩡한 문을 두고 왜 소방대원들은 굳이 창문으로 들어갔을까. 여기에는 소방대원들의 따뜻한 배려가 숨겨져 있었다.


지난 19일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최인창 단장은 페이스북 '소방의 시시비비'를 통해 지난해 목포에서 발생한 구조 현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연은 이렇다.


2017년 6월 전남 목포시의 한 아파트에서 방안에 떨어진 휴대폰을 주우려다 침대 사이에 팔이 끼고 만 장애인이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인사이트YTN 


다행히 휴대폰을 주워 신고는 가능했지만 한번 끼인 팔은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원들. 그런데 복병이 하나 있었다. 안에서 문을 열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


굳게 잠긴 문을 앞에 두고 한참 논의에 빠진 구조대원들은 현관이 아닌 작은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창문이라고 하기엔 가로 30cm, 세로 25cm에 불과한 구멍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인사이트YTN 


출동한 소방대원 중 가장 체구가 작았던 목포소방서 최대교 구조대원이 선두에 나섰다.


어른 머리 하나가 들어가기도 비좁은 창문 사이로 최 대원은 몸을 욱여넣었다. 심지어 내부에 냉장고가 떡 하니 가로막고 있어 진입이 더욱 힘들었다.


냉장고 모서리가 최 대원의 가슴과 배를 자꾸 찔렀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렇게 몸을 돌려가며 집 안으로 들어간 최 대원은 다른 대원들을 위해 문을 열어준 뒤 장애인을 무사히 구조했다.


인사이트YTN 


사실 구조 상황에서 문을 따고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구조대원들이 창문을 선택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목포소방서 김승호 구조대원은 "거기에 사시는 분들은 영세민들이다. 문을 부수게 되면 요금이 많이 들어갈 것 같아 그랬다"고 당시 YTN에 밝혔다. 


최 대원 역시 "출입문은 싸게 하면 20~30만원 정도 한다"며 "장비로 문을 젖힐 때 문틀이 망가지는데 오히려 비용이 더 많이 들 것 같아 창문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의 어려운 처지까지 생각한 119대원들. 이들의 따뜻한 배려와 희생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가 두 발 뻗고 잠들 수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