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제도' 쓸 수 있는 근로자 위한 정책만 준비하는 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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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tvN '아는 와이프'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육아휴직자의 건강보험료를 더 깎아 준다는 정부의 발표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저출산 대책으로서 육아휴직을 독려하고 육아휴직기간 경제적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인데 왜 논란이 되는 것일까.


육아휴직급여 인상 이후 고소득·대기업 근로자, 공무원 육아휴직사용 늘어


이번 건보료 인하 발표에 앞서 육아휴직을 늘리기 위한 정책으로서 육아휴직급여가 몇 차례 인상됐었다. 육아휴직을 하면 가계 곤란이 커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육아휴직 첫 3개월 급여가 기존 통상임금의 40%에서 80%(상한 150만원, 하한 70만원)로 오르고 둘째 아이 육아휴직의 경우 최초 3개월간 상한액은 200만원으로 올랐다. 지난 7월부터는 모든 자녀에 대해 200만원으로 올랐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보라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사용은 대기업 근로자·공무원, 고임금 남성의 육아휴직 증가폭만 두드러졌다.


여성 육아휴직자는 전체적으로 4천명 이상 줄었으며 소득별로 월 250만원을 기점으로 그 이상 여성근로자의 육아휴직만 늘었다. 


인사이트지난 5월 신보라 국회의원 등 / 뉴스 1


그나마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써도 되는, 상대적으로 고소득, 안정된 직업군 근로자들의 육아휴직만 더 늘어난 것이다.


즉, 육아휴직급여 인상은 육아휴직을 선택할 수 '있는' 근로자들을 선택하게끔 혜택, 유인책을 준 정책이었다. 


애초에 육아휴직을 선택할 수 '없는' 근로자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만 더 안겨준, 육아휴직의 양극화를 심화시킨 정책이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때문에 육아휴직을 더 많은 근로자들이 쓸 수 있도록 육아휴직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임금,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위한 육아휴직제도에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들이 힘을 얻었다.


육아휴직자의 건강보험료 인하가 논란이 되는 이유


지난 7일 정부가 육아휴직자들을 위한 건강보험료 인하제도를 들고 나오자 박수가 아닌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던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복건복지부는 육아휴직자에게 건강보험 가입자의 최저보험료(직장가입자 월 1만7천원)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관련 고시를 개정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사이트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 / 뉴스 1


이 같은 소식이 기사화되자 비난의 댓글이 쏟아졌다. 대체로 육아휴직을 쓸 수 없는 현실을 외면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공무원들을 위한 제도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사실 육아휴직기간 '건보료 인하' 자체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육아휴직기간 100% 월급을 다 받지 못하면서 건보료는 '휴직 전 월급' 기준으로 부과돼 부당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바로잡고자 2011년 12월부터 휴직 기간 1년 이내에서 건보료의 60%를 깎아주고 있으며 2015년 4월부터는 휴직 전 월 보수가 250만원을 넘더라도 월 250만원까지만 과표로 잡아서 건보료를 매기는 등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정책들에 비판부터 나오는 이유는 정작 육아휴직을 쓰고 싶은데도 쓸 수 없는 근로자들은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뉴스 1


근로자가 열댓명 남짓한 작은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쓰는 근로자는 싸우거나 죄인이 되어야 한다. 육아휴직을 주지 못하는 사용자 또한 불법, 악덕 고용주가 되거나 죄인이 된다.


그런 현실에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장과 상대적으로 고임금 근로자 혹은 공무원들에게 육아휴직 사용에 따른 혜택(?)을 주는 것은 육아휴직을 쓸 수조차 없는 근로자들과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정책이 되는 것이다.


복지 정책에서 모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아닌 경우 특별히 더 고심해야 되는 것이 이 때문이다.  비교집단 중에 더 혜택이 필요한 집단이 어디인지 세밀하게 살피고 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더 챙김을 받아야하는데도 소외되는 집단의 비판에 부딪히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육아휴직제도 쓸 수 없는 근로자부터 챙기는 정책 나와야


육아휴직제도 정착과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육아휴직급여 인상, 건보료 인하는 그 자체로 바람직한 정책인 것은 분명하다. 여성이 또는 남성이 일과 육아를 모두 감당해내기 위해 넘치거나 충분하지 않은, 최소한의 '보조' 정책일 뿐이다.

 

특히 사상 최악의 저출산 쇼크라는 우리나라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육아휴직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육아휴직급여를 인상하고 건보료를 인하하는 정책들은 바람직한 정책이 맞다. 


그러나 그에 앞서 육아휴직제도 자체를 선택할 수 없는 근로자들부터 챙겨 더 많은 근로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당연한 권리로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육아휴직제도를 의무화시킬수 없다면 중소기업이나 저임금근로자들에게 육아휴직과 관련해 오히려 더 많은 지원과 혜택을 주는 정책들이 필요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뉴스 1


이번 육아휴직자의 건보료 인하 소식을 전하며 정부는 최악의 저출산 현실에서 육아휴직 여성이 자녀를 더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혜택을 더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큰, 육아휴직을 쓸 가능성이 많은 상대적으로 고소득, 안정된 근로자만 챙기고 보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게 아니라면 육아휴직을 쓰고 싶어도 못쓰는, 출산과 육아를 선택하는 것조차 어려운 근로자들부터 우선적으로 챙기는 정책들을 이제는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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