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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는 목숨 걸고 독립운동가 지원했는데 돈에 눈 멀어 '전범기업' 제품 팔아주는 후손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명망 있는 타이틀을 가졌던 GS그룹의 GS리테일이 전범 기업 제품을 단독으로 들여와 판매 중이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GS그룹의 창업주인 효주 허만정 선생과 그의 아버지 허준 선생은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20대 시절 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허만정 선생은 20대 시절 독립운동자금줄 역할을 하던 백산상회를 공동 설립하며 본격적인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허 선생은 일본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백산상회를 일반 사기업으로 위장하는데 도움을 제공했다. 또한, 중국 전역에 흩어져 있던 독립운동 조직에 군자금을 지원했다.


독립운동자금의 60%가 백산상회에서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숨은 거점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GS그룹은 8·15 광복절 때마다 독립운동 참여로 일찍부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찬사를 받아 왔다.


인사이트


하지만 최근 명망 있는 독립운동가 후손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먹칠한 사건이 잇따라 벌어졌다.


GS그룹 창업주 허만정 선생의 손자 허연수 대표이사가 운영 중인 GS리테일에서 일어난 일이다.


GS리테일은 전범 기업인 모리나가 제과 제품인 '밀크 캐러멜 모나카'과 '말차 캐러멜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단독 수입해 판매 중이다.


전범 기업 모리나가는 태평양 전쟁이 발발했을 때 전투식량을 생산한 전력이 있다.


이 제품은 모리나가 도시락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 그뿐만 아니라 모리나가 밀크 캐러멜과 드롭스 캔디도 전투식량 대용으로 쓰였다.


모리나가 가문은 아베 신조의 아내 아베 아키에의 외가로도 유명하다.


인사이트(좌) 인사이트 (우) 모리나가 우유 / GS 리테일


사실 GS리테일이 전범 기업 모리나가의 제품을 판매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모리나가 제과 밀크 캐러멜 우유를 남양유업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한 뒤 편의점 GS25에서 판매했다.


당시 전범 기업 판매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 1월께 판매를 슬그머니 중단했다.


GS25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진행한 MD 분이 부친상 이후 병가 중이고, 연락이 원활히 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2014년에는 모리나가 치즈스틱 아이스크림, 위안부 콘돔으로 불린 오카모토 콘돔을 판매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인사이트(좌) GS리테일 허연수 대표이사 


전범 기업 모리나가 제품을 단독 수입해 판매한 GS리테일 허연수 대표이사의 체면은 말이 아니게 됐다.


조상들은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자금줄을 댔는데, 정작 후손은 전범기업과 손을 잡고 이익을 창출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각에서는 GS리테일이 이익을 위해 소비자와 '국민정서'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역사의식과 국민 정서를 무시한 채 국내 점포 수 1만2772개인 인프라를 통해 수익을 올리면 그만이라는 GS리테일 경영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GS리테일


GS리테일 GS25는 지난 8월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이들과 광복절을 되새긴다며 한 달간 '독립운동가 기억하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독립운동가 100인의 얼굴을 모든 도시락 정면에 스티커로 붙여 판매했다.


전범 기업의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독립운동가를 알린다는 GS리테일.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애국'도 하고 동시에 '매국'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