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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세대 '악연' 끊는 삼성 이재용과 CJ 이재현의 '결단'

삼성그룹과 CJ그룹의 오너들이 선대 회장의 '악연'을 끊어내면서 범(凡) 삼성가(家) 화합의 물꼬를 트고 있다.

인사이트(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우) 이재현 CJ그룹 회장. CJ그룹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삼성그룹과 CJ그룹의 오너들이 선대 회장의 '악연'을 끊어내면서 범(凡) 삼성가(家) 화합의 물꼬를 트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최근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삼성생명 부회장 출신 박근희 전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65)의 거취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촌형제' 사이인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은 지난 2012년 선대 회장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사이의 상속 재산 분할 소송으로 불편한 관계가 됐다.


인사이트이건희 회장과 자녀들 / 사진 제공 = 삼성전자


원래 서로 인간적인 친분과 신뢰가 깊었던 사이였지만 이들은 부모 세대의 소송전으로 인해 왕래를 끊고 사실상 '남만도 못한 사이'로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박근희 전 부회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두 사촌형제가 얼굴을 맞대고 서로 아버지 세대의 '앙금'을 풀고 화해와 협력을 다짐하는 자리를 가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한 만남의 구체적인 근거는 '삼성맨'인 박근희 부회장이 CJ대한통운의 부회장으로 영입된 사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재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인사이트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 / 사진 제공 = 삼성생명


CJ그룹 관계자는 "삼성맨인 박근희 부회장을 영입하는 데 최고위급 인사의 합의가 없었다면 절대 가능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또 다른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부회장의 영입은 서로 양해가 된 사안으로 삼성의 '기업 문화'를 감안하면 최고위층의 양해가 없이는 CJ로 옮기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CJ대한통운 경영 자문은 물론 CJ그룹 대외활동 전반을 담당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대기업 내부의 최고급 정보와 기밀을 취급했던 전직 삼성생명 부회장이 선대 회장 사이에서 소송전까지 벌인 경쟁사 CJ그룹으로 영입되는 과정에 양측의 '양해'와 '허락'이 없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인사이트이재현 CJ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CJ그룹


이런 이유로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이 서로 지난 '악연'을 모두 끊어내고 예전의 사이 좋았던 범 삼성가를 재건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 사촌형제는 각기 다른 이유였지만 검찰 수사 이후 법정구속되는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개인적인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서로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삼성가(三星家)'라는 남다른 애착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4년 이재현 회장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범삼성가에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만성질환을 겪는 상황에서 징역형을 구형받자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박근희 부회장의 영입은 이런 화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 삼성과 CJ그룹의 관계는 이번 인사로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한편 박근희 부회장은 1953년 충북에서 태어나 청주상고와 청주대학을 졸업한 뒤 1978년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부사장)을 거처 2004년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 대표이사를 맡았다.


지난 2005년부터 삼성그룹 중국 본사사장 겸 삼성전자 중국총괄 사장을 맡으면서 삼성의 중국 사업을 이끌었고, 2011년부터 삼성생명 대표를 맡은 뒤 2013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