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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렬스럽다" 이미지 지우려고 김창열이 야심차게 내놓은 도시락에 사람들의 반응

김창열이 외식 기업 월향과 손잡고 새롭게 내놓은 '김창열 도시락 시즌2'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인사이트Instagram 'doc102'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한때 가성비가 떨어지는 음식을 보면 우리는 너도나도 "창렬스럽다"라고 외쳤다. 


2009년 김창열의 얼굴과 이름을 내건 편의점 음식 '김창렬의 포장마차' 시리즈가 가격에 비해 부실한 내용물로 비판을 받으면서 생긴 신조어였다. 


그 반대는 "혜자스럽다". 배우 김혜자를 모델로 출시된 도시락은 저렴한 가격과 맛, 풍족한 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빈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가격과 관련해 '창렬'과 '혜자'는 아직도 종종 쓰일 정도로 상징적인 단어다. 


인사이트'김창렬의 포장마차' 순대볶음 / 온라인 커뮤니티


김창열은 자신의 이름이 부정적인 의미로 희화화되는 것에 큰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다. 


2015년 그는 광고를 맡은 상품에서 파생된 유행어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광고주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김창열은 실추된 자신의 이미지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이번에는 법의 힘을 빌리는 것이 아닌 '정면돌파'를 택했다. 


지난 19일 그는 외식 기업 월향과 손잡고 야심 차게 내놓은 '김창열 도시락 시즌2'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창열은 간담회에서 "돈 때문에 도시락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창열한 이미지'가 좋은 쪽으로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추진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월향


그런데 정작 사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김창열이 드디어 '혜자스러운' 도시락을 출시한다며 호응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1만원'이라는 도시락 가격이 내용물에 비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담회 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편의점 도시락이 만원이면 차라리 식당 가서 한상 받아먹는다", "한 번 창렬은 영원한 창렬이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창렬스럽다"에 깃든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고 싶었다면 저렴하면서도 퀄리티 있는 도시락을 선보였어야 하는데, 그는 왜 1만원짜리 도시락을 내놨을까. 


사실 '김창렬 도시락 시즌2'의 1만원이라는 판매 가격은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1주일간 명동 월향에서 열리는 팝업 행사에서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간담회 당시 이여영 월향 대표는 "내년 중반쯤에는 3천~5천원가량으로 가격을 낮춰 가성비를 높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인사이트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월향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이 도시락은 사실상 편의점용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라면서 "월향의 주방 인력들이 식당 음식을 만드는 것과 똑같이 만들어서 나가는 한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편의점 등에서 판매할 땐 가격이 낮아질 것이고, 내용물에도 약간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편의점 도시락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그 기준 자체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월향 관계자는 끝으로 "'창렬스럽다'는 의미를 '풍성하다', '맛있다'로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1만원이라는 가격이 일반 편의점 도시락에 비해 결코 저렴하지는 않지만 맛과 풍성함을 살려 '창렬스럽다'는 말의 뜻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