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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핑궈쇼우지'라고 부르는 중국 사람들

'짝퉁 아이폰'이 나올 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아이폰에 대한 중국인들의 사랑은 언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애플의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가 국내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유독 눈길이 가는 나라가 있다. 바로 이웃나라 중국이다.

 

중국은 아이폰6S 시리즈가 발표 된지 일주일도 안 돼 '짝퉁 아이폰'을 시중에 내놓을 만큼 중국 내에서 아이폰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다.


중국인들의 '아이폰 사랑'은 언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중국에서 애플은 '사과'라는 뜻의 고유명사인 '핑궈(苹果)'라고 사용한다. 그래서 영문 그대로 발음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에서는 휴대전화를 뜻하는 '쇼우지(手机)' 단어를 붙여 아이폰을 '핑궈쇼우지(苹果手机)'라고 부른다.

이는 중국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중국의 외래어 표기법은 크게 음역과 의역 중심, 이를 혼합한 방식과 신조어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음역(音译)'은 발음이 비슷한 글자를 끼어 맞추는 방식이고, '의역(意译)'은 글자에 담긴 뜻을 바탕으로 글자를 조합해 단어를 새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핑궈쇼우지'란 이름이 애플에 대한 중국인들의 충성도를 높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처럼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현지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브랜드 네이밍(Brand Naming)'을 만들어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역시 중국식 이름 덕분에 호감을 끌어내는 톡톡한 이득을 봤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via supermegaoctopus / Instagram

이미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정체성이 불분명한 외래어들이 거리를 도배하다시피 장식하고 있다. 거리에는 순수 한글로 된 간판보다는 영어 또는 영어식 발음으로 표기된 간판이 즐비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한글 간판 달기 운동이 진행되면서 인사동과 같은 거리에서 심심찮게 한글 간판을 볼 수 있게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외래어가 남용된 간판이 넘치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다.

이런 점에서 문맹률이 높음에도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중국이 부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소 지나친 면이 없지 않아 보이지만 스타벅스를 별다방이라고 부르고, 커피빈을 콩다방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친숙한 한글 표기 생활화로 우리 스스로가 한글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려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단재 신채호 선생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한 것처럼 '언어를 잃은 민족' 역시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